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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위협하는 '다낭성 난소증후군'… 개선해야 할 생활습관 3 [인터뷰]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에게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으로, 생리 불순과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많은 환자들이 증상 조절을 위해 피임약을 복용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피임약 장기복용 시 난소기능 저하와 혈전 위험 증가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사 정소영 원장(성누가의료재단성누가병원)은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외부에서 호르몬을 주입하기보다, 몸이 스스로 호르몬을 정상적으로 분비하도록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소영 원장과 함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한의학적 치료법과 관리 습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q.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인가요?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인한 고안드로겐혈증입니다. 남성호르몬이 높아지면서 생리불순, 다모증, 여드름 등이 나타나고,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주요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생리불순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피임약 없이 1년에 한 번도 생리를 하지 못하는 무월경부터 불규칙한 생리, 장기간 지속되는 부정출혈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 같은 양을 먹어도 에너지로 덜 사용되고 지방으로 더 많이 저장되어 쉽게 피로하고 살이 잘 찝니다.
q. 피임약으로 생리주기를 조절하는 것은 어떻게 보시나요?
단기간 피임약 복용은 가능하지만,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장기간 생리불순이 지속되는 질환이라 문제가 됩니다. 피임약을 10년 이상 장기복용하면 난소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장기복용 후 배란유도제에 반응하지 않아 한의원을 찾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한 피임약 자체의 부작용으로 부정 출혈, 여드름 악화, 유방통이 생길 수 있으며, 유방암 유병률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4세대 피임약은 기존 부작용을 일부 줄였지만, 혈전 생성 가능성이 세 배나 높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사망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q. 한방치료는 산부인과 치료와 어떻게 다른가요?
산부인과에서는 주로 피임약으로 호르몬을 조절하고, 임신 시도 시 배란유도제를 사용합니다. 간혹 당뇨치료제인 메트포민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반면 한방치료는 호르몬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생식능력 자체를 강화시키는 치료입니다.
배란유도제와 한방치료를 비교한 임상연구에서 배란율과 임신율은 비슷했지만, 출산율은 한방치료가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배란유도제가 자궁내막을 얇게 하는 부작용이 있는 반면, 한방치료는 자궁과 난소 환경 전체를 개선하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연구에서도 한방치료의 치료효과가 85%로 나타났습니다.
q.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가요?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당뇨처럼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완치보다는 증상 개선과 관리가 목표입니다. 생식능력이 약하게 타고났지만 관리를 잘하면 정상 범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나요?
난임의 가장 큰 원인이 배란장애이고, 그중 가장 심한 것이 다낭성 난소증후군입니다. 정상인은 1년에 12번 배란 기회가 있지만, 무월경 환자는 임신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또한 유산율도 높은데, 이는 생식능력이 약하기 때문으로 봅니다.
q. 예방이나 관리 방법은 무엇인가요?
예방보다는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평소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충분한 수면입니다.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과 성장 호르몬은 생식 호르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특히 성장 호르몬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므로, 늦어도 자정 전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규칙적인 식사입니다. 불규칙한 식사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므로, 적게 먹더라도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셋째, 적정 제중 유지입니다. 체질량지수(bmi)가 35를 넘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난소기능에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한국인 다낭성 난소증후군 환자는 마른 경우가 더 많은데, 체지방이 너무 부족하면 호르몬 생성에 어려움이 생기므로 적정 체지방을 유지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장기간 생리 불순을 겪고 있다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진단받았다면, 피임약으로 외부에서 호르몬을 넣어주기보다 스스로 호르몬을 잘 분비하도록 몸을 튼튼하게 만드는 치료 방법을 더 권장합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평생 가는 질환이므로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말이 있습니다.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삶을 위해 꼭 실천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기획 = 정재은 건강 전문 아나운서